영화나 혹은 뉴스를 볼 때 친근한 단어가 아닌 다른 단어로 특정 도시를 일컫는 경우가 있는데요.
우리가 해외 도시 이름을 한국어로 부를 때, “베이징 → 북경”, “도쿄 → 동경”처럼 한자 기반 명칭을 쓰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 명칭은 간단한 번역이 아니라 동아시아 역사 속 중화권 지명 체계, 한자 문화권 번역 방식, 조선·일본과의 외교 기록에서 형성된 결과인데요.
오늘은 왜 ‘베이징은 북경’이고 ‘도쿄는 동경’인지, 그리고 ‘동경’이라는 지명에 담긴 뜻까지 정리해보겠습니다.
북경(北京)은 왜 그렇게 불리나?
(출처:시간 공간 인간 이야기_여행)
오늘날 중국의 수도 베이징(Beijing) 을 한국에서는 오래전부터 북경(北京) 이라고 불러왔습니다.
이때 ‘北京’이라는 표기는 중국 현지에서도 공식 명칭이며 즉, 베이징 = 北京 = 북경 이란 뜻이며, 한국식 독음만 다른 것인데요. “北京”의 한자적 의미는 北 = 북쪽, 京 = 수도(경도), 천자의 도성 즉 北京 = 북쪽의 수도라는 뜻입니다.
왜 북쪽의 수도인가?
중국에는 역사적으로 중경(中京), 북경(北京), 남경(南京) 같은 표현이 많이 쓰였는데, 이는 각각 시대별 수도를 구분하기 위한 표현입니다.
- 명나라 전기 수도는 남경(南京, 난징),
- 명나라 이후 수도는 북경(北京, 베이징)입니다.
베이징은 원·명·청을 거치며 수도였고, 지리상 난징보다 북쪽에 위치해 북경이라 불린 것인데요.
한국에서 왜 ‘베이징’이 아닌 ‘북경’을 썼나?
조선 시대 문서에서는 대부분 한문(漢文) 으로 중국 기록을 남겼기 때문인데요.
당시 외교 연호·지명 표기 역시 중국식 한자를 그대로 가져왔기 때문에 ‘北京’ → ‘북경’으로 읽은 것입니다.
오늘날에는 국제 표기(BEIJING)를 기반으로 베이징을 많이 사용하지만, 역사·전통·문화 문맥에서는 여전히 ‘북경’이라는 말이 사용됩니다.
동경(東京)이라는 이름의 의미

(출처:블로그)
일본의 수도 도쿄 역시 중국처럼 한자 지명을 가지고 있으며 도쿄의 한자는 東京, 한국식으로 읽으면 동경입니다. “東京”의 한자적 의미는 東 = 동쪽, 京 = 수도 즉 東 + 京 = 동쪽의 수도라는 뜻입니다.
이는 일본 역사 속 수도 이동과도 관련이 있는데요. ‘왜 동쪽인가?’에 대한 답은 이는 도쿄가 과거 수도였던 교토(京都) 에서 볼 때 동쪽에 위치하기 때문입니다.
정리하자면, 교토(京都)는 옛 일본 수도인 서쪽 도쿄(東京)는 일본의 새 수도로 동쪽인 것인데요.
따라서 ‘동쪽에 있는 수도’라는 뜻으로 東京(동경) 이라는 표기가 탄생했습니다.
도쿄는 언제부터 도쿄(동경)가 되었을까?
도쿄는 원래 에도(江戸) 라는 지역이었는데 1868년 메이지 유신 이후 일본 왕권은 교토에서 에도로 이전했고, 이때 에도의 이름을 도쿄(東京) 로 바꿨습니다.
| 연도 | 사건 |
| 794년 | 교토(京都) 천도 → 헤이안 시대 시작 |
| 1603년 | 에도 막부 성립 (에도 중심 통치) |
| 1868년 | 에도 → 도쿄(東京) 개명 |
| 1869년 | 천황이 교토 → 도쿄로 이동, 사실상 수도 확정 |
이후 국제적으로 도쿄는 일본의 수도로 인식됩니다.
한자 문화권에서 방향+수도 명칭은 흔했다
북경과 동경처럼 동아시아에서는 도시를 한자로 표기하면서 방향 + 수도(京) 조합을 많이 썼습니다.
- 北京(북경, 중국)
- 南京(남경, 중국)
- 東京(동경, 일본·중국 역사에서 모두 사용됨)
- 西京(서경, 일부 역사 도시)
- 中京(중경, 충칭의 옛 별칭)
조선은 한자 문화권이었기 때문에 이러한 지명 체계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였고, 음독 방식만 한국식 한자 독음을 적용한 것입니다.
남경(南京)은 왜 ‘남쪽 수도’인가?

(출처:블로그)
중국의 지명 중 南京(남경) 은 오늘날 ‘난징(Nanjing)’으로 읽히며, 역사적으로 여러 왕조의 수도였는데요.
명나라 초기에 주원장은 난징을 수도로 삼았고, 이후 영락제가 수도를 베이징으로 옮기면서 기존 수도와 대비하기 위해 남쪽의 수도, 즉 남경이라는 명칭이 자리 잡았습니다.
그래서 남경은 지역명이 아니라 정치 중심지로서의 의미가 강했으며, 중국 역사 속에서 여섯 왕조가 수도를 둔 곳이라는 의미로 육조고도(六朝古都) 라고도 불렸는데요.
중국의 남북 구도 속에서 난징은 문화·경제 중심지이기도 했으며, 동아시아 외교 문서에서도 ‘南京’이라는 표기가 오랫동안 사용되었습니다.
서경(西京) 표기는 어디에 쓰였나?

(출처:블로그)
서경(西京)은 문자 그대로 서쪽의 수도라는 의미로, 시대와 국가에 따라 서로 다른 도시를 가리킨 표현이었고 중국에서는 당나라 초기 장안(長安) 이 서경이라 불리기도 했습니다.
조선의 경우에는 개경(개성)을 ‘서경’으로 칭하며, 평양을 ‘동경’, 경주를 ‘남경’으로 대응시키는 방식이 쓰인 적도 있는데요.
이러한 특정 도시에 정치적 위계와 상징성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일본에서도 교토(京都)가 수도였을 때, 규슈의 다자이후를 서경으로 부른 기록이 남아 있습니다.
즉 서경이라는 단어는 특정 도시 고유명사가 아니라, 수도 체계에서 상대적 위치를 부여하는 행정·상징적 표현이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대한제국 시기 일본 지명 표기 방식
대한제국 시기 조선은 외교·문서·신문 기사 등에서 일본 지명을 한자로 표기했습니다. 당시 도쿄는 东京(동경), 오사카는 大阪(대판) 또는 오사까(오사카) 로 병기되었으며, 교토는 京都(경도) 로 쓰였는데요.
대한제국은 한자 문화권으로 일본과 문서를 주고받을 때 서로의 지명을 한문 표기로 공유했기 때문에 동일 지명의 국가별 발음만 달랐습니다.
하지만 19세기 말~20세기 초에 근대 지리학·외교 문서가 도입되면서 로마자 표기(Tokyo, Osaka 등)가 함께 사용되기 시작했고, 조선의 한문식 표기는 점차 신문·잡지에서 병기 형태로 바뀌었습니다.
이후 일제강점기에 들어서면서 일본식 발음 강요가 이루어졌지만, 해방 이후에는 한자식 독음인 동경·경도 같은 표현은 영어식 도쿄(Tokyo), 교토(Kyoto)에 자리를 내주며 관용적 의미로만 남게 되었는데요.
이러한 변화는 문자 정책, 외래어 표기법, 국제 표준의 도입이 결합된 역사적 결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마무리
출처: 두선생의 역사공장
베이징이 ‘북경’이고 도쿄가 ‘동경’인 이유는 번역이 아니라 한자 문화권 역사와 수도 체계 개념에서 비롯된 결과인데요.
즉 북경은 북쪽 수도란 의미로 중국이 남경과 대비해 사용한 것이 현대에도 여태 자주 쓰이고 있으며 동경이란 동쪽 수도란 의미로 일본이 교토와 대비하며 사용한 것으로 정리해볼 수 있습니다.
이처럼 지명에는 역사, 외교, 문자체계가 모두 녹아 있습니다.
우리가 쓰는 이름 하나에도 긴 문화사가 담겨 있다는 사실이 흥미로운데요.
이제부터는 동경과 북경에 대한 의미에 대해 헷갈리지 않을 겁니다.








